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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희 시인의 꽃보다 사람 (96) / 내가 사는 이유

발행일20260225



우리 고장의 자랑 초읍 어린이대공원에 가면 숲을 지키고 숲의 중요함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임향열 숲생태전문가를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제주 산방산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다. 학교 마치면 친구들과 나무 열매를 따 먹거나 바닷가에서 소라나 성게, 전복을 따 먹었다. 비가 온 뒷날은 곶자왈을 누비며 지네를 잡아 팔기도 했다. 당시 큰 것 한 마리에 십 원, 작은 것 한 마리에 오 원을 받았는데 눈여겨 봐뒀던 공책을 사거나 왕사탕을 사 먹곤 했다. 그러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부산에 기거하던 오빠가 부산으로 데려오며 도시 생활이 시작되었다. 복잡한 도시 생활은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힘겹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건강이 나빠졌고 신장 투석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투석하는 시간이 평균 서너 시간 걸렸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거나 좌절한 적은 없었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투석 중에 우연히 숲 공부를 접하게 되었는데 어릴 적 뛰어놀던 추억이 떠올라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아프다가도 숲에 들면 없던 기운이 샘솟아 시들시들한 몸에 생기가 돌았다.

"투석을 13년이나 했어요. 투석을 하게 되면 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숲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오히려 다행이라 여길 정도로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십수 년이 지나 상황에 맞는 공여자 덕분에 이식하게 되었고 건강도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공여해 주신 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한시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분이 주신 신장을 소중하게 여기며 매달 그분을 위해 영가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임향열 숲생태전문가는 부산진구 구민들이 어느 지역보다 축복받은 것은 첫째도 숲이 우거진 공원이 있다는 것이며 둘째, 셋째도 숲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중요성을 잊고 있다며 소중함을 잊지 않고 잘 가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숲이 주는 기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다 보면 세상 부러울 게 없어요. 이런 숲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모릅니다."

20년째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숲을 알리는 것은 물론 숲생태전문가 양성 교육을 하고 있는 임향열 숲생태전문가는 요즘도 숲에 관한 공부를 매일 하며 사운드워킹 등 다양한 내용으로 숲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개발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숲에서 오감을 통한 감각 체험을 하고 숲이 주는 자연의 변화는 물론 사계절을 느끼며 생태 감수성을 알게 해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것은 숲생태전문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여깁니다."

임향열 숲생태전문가는 숲 공부를 전문적으로 한 지 이십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배움은 끝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도 숲 관련 책을 읽고 숲의 변화와 식물의 변화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앞으로도 자신에게 건강과 행복을 주는 유일한 취미이자 직업이 된 숲 생태교육에 대해 심도 있는 공부를 꾸준히 할 생각이다.

근래 자연 자본(Natural Capital)'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자연 자본은 숲, 강, 토양 등 자연환경이 제공하는 모든 자원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숲은 단순한 나무들의 집합이 아니라 기후 상태나 공기 정화, 다양한 생물의 보존 그리고 수자원 보호 등 수많은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맑은 환경을 만드는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다. 아울러 역사와 문화, 생태계가 얽힌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아름드리 숲을 이루기 위해 아주 먼 옛날 우리 고장에 살았던 수많은 이들이 뿌린 작은 씨앗 하나, 그것을 지켜온 부산진구 구민들의 의지가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런 귀한 숲이 주는 맑은 공기를 매일 마실 수 있는 우리는 참 행복한 부산진구 구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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